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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근관증후군에 침치료 하면 통증 감소는 물론 뇌의 구조도 변화된다

등록일
2018.11.02
조회수
9,102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미국 하버드의대가 공동연구로 침의 진통 효과와 원리를 밝힌 뇌 영상 임상연구 논문이 있어 소개합니다.

 

 

침의 진통 효과와 원리를 밝힌 뇌 영상 임상연구 논문


출처 : 논문 원문 

 

 

 

'수근관증후군에서 침치료를 사용하여 뇌의 구조/경로 변화'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수근관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에 대한 침치료의 효과를 살펴봤는데요. 우선 수근관증후군이 뭔지 간단히 짚어 보겠습니다. 

 

 

 

수근관증후군에서 감각저하와 통증의 분포 - 정중신경이 손목 인대 아래를 지나가면서 인대에 의해 눌림 | 자생의료재단
 

 

수근관은 손목의 뼈와 인대가 이루는 좁은 통로인데, 수근관이 좁아져서 나타나는 수근관증후군은 손목에서 정중신경(median nerve)이 포착되는 신경병증으로 신경포착의 9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정중신경은 손바닥과 1~4번째 손가락의 감각과 움직임, 손목 뒤집기 등의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말초신경 중 하나입니다. 수근관증후군의 증상은 주로 1~4번째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고 아프며, 정중신경 전달속도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근관증후군은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경우, 주부 같이 손을 이용하여 반복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발생 | 자생의료재단



수근관증후군은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주부 같이 손을 이용하여 반복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장시간 컴퓨터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에게 흔히 발생합니다. 

 

시험군은 2009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미국의 병원 2군데에서 20~65세 수근관증후군 환자79명을 모집하여 통증과 감각 이상 이환 기간이 3개월 이상이고 신경전달속도가 3.7ms나 4.2ms를 초과하거나 척골신경 감각 전달속도에 비해 정중신경 감각 전달속도가 0.5ms 넘게 느린 경우 포함되었습니다. 대조군은 시험군과 시작 시점(baseline)에서 신경 영상검사를 비교할 목적으로 20~65세 건강인을 모집했습니다. 

 

참가자 중 수근관증후군 환자들은 다음의 세 가지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되었습니다: ①근위 진짜침치료군, ②원위 진짜침치료군, ③가짜 침치료군. 8주 동안 총 16번의 침치료를 받았고, 첫 3주 동안은 주당 3회, 2주 동안은 주당 2회, 마지막 3주 동안은 주당 1회씩 받는 형식으로 빈도를 차츰 줄여 나갔으며 매회 전침을 함께 시행했습니다.


※ 근위침 (local acupuncture) : 아픈 부위와 그 주변에 침치료하는 법

※ 원위침 (distal acupuncture) : 아픈 부위와 동떨어진 곳에 침치료하는 법(이번 연구에서는 아픈 손목의 반대측 다리에 자침하는 방법을 선택함) 




1. 보스턴 손목터널증후군 설문조사(BCTQ) 

 

주된 평가지표는 통증 및 자각증상 평가도구인 보스턴 손목터널증후군 설문조사(BCTQ; Boston Carpal Tunnel Syndrome Questionnaire)였는데, 8주간 침치료 직후에는 진짜침과 가짜침 환자 모두 통증이 경감되었지만, 치료 3개월 후에는 진짜침군은 증상 평가 점수가 25.1% 감소한 채로 치료효과가 유지된 데 비해, 가짜침은 11.1%만 떨어져 처음의 효과가 유지되지 않았습니다. 


보스턴 손목터널증후군 설문조사(BCTQ) 그래프
 

출처: 한국한의학연구원 




2. 정중신경 전도검사 

 

정중신경 전도검사
 

출처 : Wikimedia commons

 

 

 

정중신경 전도 잠복기 변화 그래프
 

출처 : 한국한의학연구원 웹진 블로그(http://blog.naver.com/kiompr/220953906871) 

 

 

정중신경 전도검사 결과 진짜침은 감각신경 잠복기를 평균 0.16 ms(근위침 0.16 ms, 원위침 0.17 ms) 감소시켰지만, 가짜침은 오히려 0.12ms 증가시켰습니다. 즉, 설문지상으로는 진짜침과 가짜침 치료 후 모두 통증이 감소했으나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인해 느려졌던 신경전도속도가 진짜침 후에만 개선되었습니다. 

 

 

 

3.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연구진의 이전 논문(Functional deficits in carpal tunnel syndrome reflect reorganization of primary somatosensory cortex, Brain. 2014;137(6):1741-1752. doi:10.1093/brain/awu096) 결과를 참고하면 뇌의 일차감각피질에서 검지와 중지 거리는 정상인에 비해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에게서 짧았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정중신경이 지나가는 검지와 중지를 자극하였을 때 가장 활성화되는 영역간 거리(검지-중지 거리)를 측정했더니 진짜침 치료 후에는 줄었던 검지-중지 거리가 평균 1.8 mm(근위침 2.3 mm, 원위침 1.3 mm) 증가했지만, 가짜침 치료 후에는 평균 0.1 mm 감소할 뿐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처럼 임상연구와 뇌영상기술을 접목하여 수근관증후군에서 진짜침이 가짜침보다 효과가 좋고 진짜침만이 뇌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치료기전을 규명한 것은 처음입니다. 공동연구팀은 향후에도 요통, 목통증, 편두통, 섬유근육통 등 다빈도 통증 질환에 대한 치료기전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글 : 김미령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