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원소식
[2005 신년기획]디스크 치료, 무엇이 정답인가?
- 등록일
- 2005.01.12
- 조회수
- 3,933
2001년 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질병으로 인한 입원, 결근, 조퇴 등으로 파생되는 국민생산액 손실은 연간 7조 6233억 원이나 됩니다. 그 중에서 요통이나 허리디스크 같은 허리병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액은 연간 1조 3072억 원으로 다른 질환들 가운데서 가장 많은 액수를 차지했습니다. 이제 허리병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국가적 손실을 불러오는 사회적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나 허리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그리 심각하지 않은 듯 합니다. ‘일하면 심해지고 쉬면 낫는 일상적인 통증’ 정도로 생각하며 병을 묵히다가 결국 디스크 질환을 안고 병원 문을 두드리는 것이 대부분이지요. 결국 가벼운 요통이 디스크로 발전되면서 극심한 통증 때문에 일어서고 앉는 동작은 물론이고, 먹고 배설하는 기본적인 활동조차 어려워져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게 됩니다. 게다가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디스크 질환의 환자는 평생 허리를 상전으로 모시고 살게 되지요. 디스크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대처하면 평생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살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는 디스크에 대한 상식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허리병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디스크에 대해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디스크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생기는 병이라는 것입니다. 디스크 환자들에게 발병 시기를 물으면 ‘아침에 일어나다가’, ‘밥상 들다가’, ‘짐 옮기다가 삐끗했다’ 대부분 이렇게 갑작스럽게 발병했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멀쩡한 허리가 하루 아침에 디스크로 고장이 나는 것은 아니거든요. 디스크 발병 이전에 만성적으로 허리의 퇴행성 변화가 선행되었고, 추간판(디스크)이 약해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환자들은 발병시기를 아프기 시작한 시점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디스크는 허리가 아프기 전부터 서서히 진행된 만성병인 것입니다.
디스크에 대한 또 하나의 편견은, 디스크는 재발률이 높아서 한평생 고생해야 하는 병이라는 겁니다. 이런 편견이 자리잡게 된 이유는 많은 환자들이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지금 내 몸을 괴롭히는 통증을 없애는 치료법만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허리 디스크는 대체적으로 허리띠를 매는 부분, 즉 요추 4번과 5번 사이, 요추 5번과 선골 사이의 추간판에 발생합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몸을 움직일 때 가장 많이 움직이는 곳이기도 하죠. 즉, 잘못된 자세나 생활습관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 부분에 오랜 기간 동안 스트레스가 가해져 허리가 약해지고, 특히 일부 추간판에 집중적으로 스트레스가 몰리면서, 피로가 누적된 추간판이 비로소 탈출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술이나 기타 치료로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방법은 근본적인 치료로 보기 어렵습니다. 일부 디스크에 몰리는 스트레스를 분산시키고, 없애줘서 척추 주변의 환경을 개선시키고, 디스크를 튼튼하게 해 주는 치료로 디스크 질환을 근본적으로 잡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리고 디스크 치료에 대해 조금 더 폭넓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계의 보고에 따르면, 디스크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대략 5% 정도로,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디스크 수술 비율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 3년간 우리나라의 추간판 제거 수술 사례는 72% 증가했는데, 이 수치는 미국보다 3배나 빠르거든요. 척추 고정수술 비율도 성인 10만 명 당 65명으로 33명인 미국보다 두 배나 많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디스크 수술이 이렇게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데는 뭐든지 빨리빨리 해결해야 속이 풀리는 우리의 국민성도 한 몫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디스크 수술을 결정하기 전, 디스크 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상식을 반드시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5%에 해당하는 위중한 디스크가 아니라면, 최소한 3개월의 보존적 치료를 해야 하고, 그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그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도 늦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디스크 치료에서 가장 먼저 생각할 치료수단은 수술이 아닌 보존적 치료이며, 디스크를 튀어나오게 한 척추 주변의 환경이 근본 원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먼저 디스크 치료법에 있어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척추질환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닙니다. 단지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고통스러울 뿐이죠. 그러나 디스크로 인한 통증은 대부분 시간이 흐를 수록 서서히 감소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통증이 심하다고 해서 당장 눈 앞의 치료법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맞는 치료법인지 따져본 후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의 정형외과의사협회에서는 척추 수술을 권유 받았을 때 최소한 2명의 의사에게 자문을 구해보라고 충고합니다. 그만큼 척추 수술은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으며,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디스크 수술을 권유받았을 때, 수술을 권유하는 병원과 보존요법을 권유하는 병원에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질환을 앓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랫동안 서서히 생긴 병은 빠른 시간에 치료되지 않습니다. 디스크 역시 척추에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당장 통증만 없앤다고 해서 디스크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디스크가 튀어나오게 된 원인을 하나하나 고쳐가면서 신중을 기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 병원에 디스크 수술 후유증으로 내원하는 환자의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술 후 재발한 디스크 질환은 완치 가능성이 수술 전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이미 디스크로 큰 고통을 겪었던 환자들에게는 더욱 큰 심적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이지요.
비록 극소수이지만, 디스크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수술 받지 않아도 될 환자들이 수술을 선택하게 되고, 수술후유증으로 인해 디스크의 고통을 다시 한 번 겪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막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수술이 꼭 필요한 것인지 명쾌한 해답을 줄 수 있는 곳이 필요합니다.
자생한방병원은 비수술 척추전문 병원으로서 수술을 권유 받는 환자의 길라잡이가 되고자 합니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적절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권유하고, 수술이 필요하지 않는 환자에게는 수술 없이 디스크 질환이 완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디스크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도, 수술 없이 디스크가 치료될 수 있는 환자에게도 신뢰를 주는 병원이 되고자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병을 치료하고 그리고 다시 건강을 되찾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