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원소식
봄의 길목 2월, 목 건강을 확인할 때
- 등록일
- 2005.02.14
- 조회수
- 3,518
겨울은 목에게 있어 고행의 계절입니다. 겨울 바람을 맞으며 걷는 행인들의 자세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두 손을 외투 주머니 깊숙이 찌르고, 어깨는 앞쪽으로 한껏 움츠리고, 목은 두툼하게 두른 목도리에 푹 파묻은 ‘거북이 자세’이기 마련이지요. 이런 자세를 오래 취했을 때 뒷목이나 어깨 통증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실 이러한 ‘거북이 자세’는 목뼈에 큰 부담을 주는 자세입니다. 추위를 느끼게 되면 인체는 체표면의 열 발산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등이 굽고, 어깨와 목을 움츠리게 되는데요. 등이 굽게 되면 C자 커브를 그리며 머리를 지탱하던 목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빠지게 되고, 앞으로 빠진 목을 움츠리기 위해 뒷목에 힘이 들어갑니다. 이렇게 목이 앞으로 빠지는 현상을
‘거북목’ 또는 ‘일자목’이라고 하는데요. 볼링공 정도의 무게인 머리를 지탱하고 있는 목뼈가 ‘일자목’이 되어 앞으로 빠지게 되면 머리의 하중이 목으로만 집중되어 목뼈의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비정상적으로 몰리는 하중과 스트레스는 목뼈를 비뚤어지게하거나, 목뼈와 목뼈 사이의 디스크를 피로하게 만들어 목과 어깨의 각종 통증과 척추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목을 빼고 있는 자신의 자세를 의식하고 교정하지 않는 한, 일자목이 계속 진행되어 목에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입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목이 일자목으로 변하지 않았는지, 거울 앞에 서서 꼭 확인해보세요.
일자목은 목과 어깨의 통증이나 두통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목디스크로 가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자목 증상이 있는 환자의 90% 가량이 벌징 디스크(Bulging Disc), 디스크가 부어있는 초기 추간판 탈출증 증세를 보이는데요. 일자목이 목뼈와 디스크에 비정상적인 스트레스를 주게 되면서 목뼈와 디스크의 퇴행을 가속시키기 때문입니다. 뼈와 디스크가 노화하면서 약해지는 퇴행화 과정이 진행된 후에, 특별한 계기 없이, 혹은 조그만 사고나 충격에도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튀어나오거나, 터지게 되어 신경을 압박하는 목디스크가 발병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좀 무겁다고 해서 목디스크를 의심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쉬면 좋아지고 무리하면 심해지는 만성 통증 쯤으로 여기거나, 증상이 비슷한 오십견, 손목 터널 증후군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운데요. 뒷목과 어깨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몇 가지 테스트를 통해 목디스크의 가능성을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자신의 목이 일자목인지 알아보려면, 똑바로 선 상태에서 귓불과 어깨중심에 가상의 직선을 그립니다. 귓불의 직선이 어깨중심의 선보다 2.5cm 이상 앞으로 나오게 되면 일자목 상태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목디스크의 가능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팔을 양쪽으로 벌린 상태에서 머리를 눌러보거나, 머리를 누른 후 좌우로 고개를 돌려보는 것입니다. 머리를 누르지 않았을 때보다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해지면 목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자고 일어나서 고개가 돌아가지 않고 격렬한 통증이 일어나는 현상이 주변 사람들보다 자주 일어나거나, 발생한 통증이 일주일 내에 소실되지 않는 경우, 목 건강상태를 체크해보셔야 합니다. 평소에 만성적으로 어깨가 무겁고, 손 저림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특히 뒷목의 통증이 어깨 쪽으로 서서히 퍼지고 있거나, 손가락이 저리는 경우도 정확한 검진이 필요합니다.
목디스크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잘못된 자세를 취하게 되면, 머리를 받치고 있는 목뼈는 인체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본래의 C자 커브의 만곡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서서히 변형되고, 목뼈와 디스크 역시 비정상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쉽게 퇴행하게 됩니다.